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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푸블리의 성장일기

[37주 1일] 푸름이 탄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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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9일 37W 1D


드디어 기다리고 고대했던 푸름이가 세상에 나왔다.

아마도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자라면 누구나 출산 후기에 대해 남자들 군대를 다녀온 이야기를 풀어내듯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놀라운 경험과 고통, 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의 총체가 바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양수가 새는 증상으로 주수보다 이른 시기에 입원을 했던 나는 37주 1일 되는 아침에 유도분만을 잡았다.

촉진제를 투여하고 이어지는 관장을 진행하고 태동 검사 장치를 장착했다. 슬슬 진통 지수가 상승하는게 보였지만 3시간여 동안은 참을만한 진통이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시작되는 무렵은 8시 50분 무렵 두번째 태동 검사를 시작한 이후 였다.

서서히 조여오는 통증이 느껴지고 숨이 가쁘게 쉬어지면서 힘겨운 신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왔다.

얼마나 지났을지 모르는 긴 시간 속에 혼자 진통을 겪고있을 때 옆 분만실에서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렸고 그렇게 하나둘 출산을 마치고 분만실을 나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고독한 싸움이 나를 점점 지치게 할 무렵 내가 과연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분만실 선생님들은 분만 자세를 잡아주며 최고 진통에 다다랐을 때 응가를 하듯 응꼬에 힘을 줘야한다고 독려했지만 다리를 접은 채 벌리는 분만 자세는 잡기가 너무 힘들었고 최고치 진통에 정신은 놓아버릴듯 혼미해졌다.

이때 내가 원하던 건 수술을 해달라는 남편의 한마디였다. 하지만 내가 들은 말은 "조금만 더 힘을내! 거의 다 왔어!"

끝을 알 수 없는 진통이 너무 고통스러웠고 이 지옥같은 상황에서 빨리 탈출하고싶은 마음만 간절했다. 하지만 왠지 자연분만을 하지 않으면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완수 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분만실에 입실한지 12시간이 되었을 무렵 더는 참지 못한 나는 이제 더는 못하겠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원장님께 사정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한 번만 해보자던 원장님과 선생님들은 최고치 진통에 일제히 내 배위를 누르면서 아이가 내려오도록 힘을 써 주셨지만 끝내 자연분만은 실패했고 난 수술실로 옮겼졌다.

사실 그때 그 감정은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주심에 오는 감사함이었다.

기나긴 진통의 시간들에 비해 수술은 참 간단히도 끝이났다. 수면 마취를 한터라 실제 얼마나 걸렸는지 가늠할 순 없었지만 정신을 차렸을때 난 회복실로 옮겨지고 있었다.

'다 끝났구나! 아기는 괜찮을까?' 아기가 나온 직후 모습을 보지 못한 터라 너무 걱정이되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센쓰있게도 해치님이 출산 직후 푸름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놓았다. 이 동영상을 얼마나 돌려보았는지 모른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볼 수록 아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격하게 솟아오르는 걸 보니 나도 이제 정말 엄마가 되었나보다.


제왕절개 수술 후 엄마를 만나러 회복실로 온 푸름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내가 정말 엄마가 된건가? 이 아이가 정말 내가 뱃속에 품고있던 그 토란이가 맞나? '

첫 대면이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제일 컸던건 미안한 마음이었다.

"푸름이구나~! 너도 나오느라 고생 많았지? 엄마가 너무 오랜 시간동안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해~" 


다음날 신생아실 면회시간이 되자 푸름이를 만나러 갔다.

제왕절개 후 첫날이라 소변줄을 차고있던 터라 거동이 불편했지만 우리 아기 얼굴을 빨리 보고싶어서 가만히 누워만 있을 수가 없었다. 

"어머! 눈을 뜨고 있네." 신생아 면회에서 눈뜨고 있는 모습 보기가 쉽지 않은데 푸름이는 면회 첫 날부터 뜬 눈으로 우릴 맞이해 주었다.

작은 움직임 하나도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지만 살아있는 생명의 꿈틀거림이 너무나 벅찬 감동이었다.

눈 깜박임, 입 오물거림, 때론 재채기 하는 모습 하나에도 소중함과 큰 기쁨을 주는 존재, 푸름이는 그렇게 우리에게 커다란 존재가 되었다.



푸름이의 탄생으로 인해 비로소 우리 가정이 온전한 하나의 완전체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소중한 우리 새끼~ 푸름아! 엄마 아빠한테 와줘서 너무 고맙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때로 힘들고 지칠 때 마다 널 처음 만났던 날의 이 감격을 되돌아보면서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할게! :D

앞으로 너로 인해 겪게될 우리 삶의 큰 변화를 환영하고 기대할게. 아가야 사랑해~♡


푸블리의 성장일기 01. 탄생, 엄마 아빠에게 네가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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